성모 성월의 유래



5월 성모 성월은 전 세계 신자들이 하늘의 여왕에게 사랑을 표현하는 달이다. 교회 공동체와 개인이나 가정 공동체는 이 기간에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사랑을 마리아에게 드리고 기도와 찬미를 통해서 마리아의 숭고한 사랑을 찬양하고 있다. 

절기 중 가장 아름답고 생명의 기운이 용솟음치는 달이 5월이다. 그래서 예나 지금이나 5월을 ‘계절의 여왕’이라 한다. 

초세기부터 교회는 5월에 예수 부활 대축일부터 50일째 되는 날인 성령 강림 대축일을 지냈고, 중세 때에는 ‘오순절 축제’를 지냈다. 이처럼 교회의 달인 5월에 성모님께 바치는 축제가 시작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중세 그리스도인들은 갖가지 아름다운 꽃들이 흐드러진 5월을 장미 정원을 장식해 성모님께 사랑을 표하는 ‘영의 축제’로 지낸 것이다.

가톨릭 교회에서 5월을 성모 성월로 봉헌한 관습은 13세기부터다. 가장 먼저 5월을 성모님께 봉헌하고 축제의 달로 지낸 곳은 스페인 카스티야와 레온 왕국이었다. 두 나라의 왕이었던 알폰소 10세(재위 1252~1284)는 직접 시와 노래를 지어 5월 축제일에 성모께 봉헌했다. 

16세기 이탈리아 로마에서는 오라토리오회를 설립한 성 필립보 네리 신부(1515~ 1595)가 동료 사제와 젊은이와 함께 5월 한 달간 성모님께 꽃을 봉헌하고 찬가를 부르며 선행으로 마리아를 공경하는 신심 행사를 보급했다. 

이 무렵 이탈리아 피렌체 인근에 있는 도미니코회 피에솔레 수도원에서는 수련자들이 성모 호칭 기도를 성모 성월 동안 기도했고, 이 기도가 유행처럼 번졌다. 또 1700년 예수회 회원들에 의해 성모 성월이 대중 신심으로 발전해 17세기 말엽에는 유럽 교회에서 성모 성월 동안 성모 호칭기도를 바치고 성모님께 장미를 바치는 풍속이 자리 잡게 됐다.

19세기 중엽에 들어 유럽 전역과 아프리카까지 성모 성월이 확산됐다. 비오 7세 교황(재위 1800~1823)은 1815년 성모 성월에 성년 부분 대사를 선포해 이를 보편교회 안에 더욱 확산시켰고, 복자 비오 9세 교황(재위 1846~1878)은 1854년 12월 8일 성모 마리아의 ‘원죄 없으신 잉태’ 교리를 선포하고, 1859년에는 성모 성월에 전대사를 허락해 교회의 축제로 권장했다. 

하지만 가톨릭 교회가 전례력 안에서 5월을 성모 성월로 공식 확정한 것은 1921년이다. 그 해 베네딕토 15세(재위 1914~1922)는 성모 마리아를 「모든 은총의 중개자」로 선포하면서 5월을 성모 성월로 공식 인준했다. 

비오 12세 교황(재위 1939~1958)도 거룩한 전례에 관한 회칙 「하느님의 중개자」(Mediator Dei)에서 “성모 성월 신심은 엄밀히 말해 전례에 속하진 않지만 특별한 중요성과 가치를 지닌 신심 행위 가운데 하나이며 어떤 의미에서 전례적 예배 행위로 간주할 만한 신심”이라고 강조했다. 

복자 바오로 6세 교황(재위 1963~1978)도 회칙 「평화 보존을 위해 5월에 바치는 기도」(Mense Maio)에서 성모 성월 신심을 평화를 위한 기도 행위로 실천하도록 권고하면서 “성모 성월은 기쁨과 위로의 달이며 이 신심을 통해 복되신 동정 마리아를 공경하고 그리스도교 백성은 영적 예물로 풍부해진다”고 강조했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재위 2005~2013)은 성모 성월에 평화와 화해를 선사하는 묵주기도를 열심히 바칠 것을 권고하면서 “묵주기도는 향수 어린 구시대의 엄격한 기도가 아니라 ‘새로운 봄’을 체험케 하는 가장 감동적인 사랑의 표현 중 하나”라며 “묵주기도는 매일 다시 살아남을 만끽하는 기도이며,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를 매일 체험할 수 있는 심오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성모 성월은 전례력 안에 자리했지만, 보편교회가 규정한 전례 예식은 따로 없다. 본당 공동체에서 매일 공적으로 묵주기도를 바치고, 특별히 ‘성모의 밤’ 행사를 마련해 말씀의 전례와 성모 호칭 기도, 시낭송, 꽃과 초 봉헌 등으로 성모께 대한 공경을 드러내고 있다.